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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Gemini에서 Claude Code로: AI 도구를 바꾼 이야기

2026년 2월 9일·7 분 소요

4편에서 이야기했던 문제가 있었습니다. Gemini 3.0 Pro가 프로젝트에 작성해 둔 지시사항을 잘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타일 가이드를 무시하거나, 이미 정해둔 컴포넌트 구조를 건너뛰거나, GEMINI.md에 명시해 둔 규칙을 반복해서 어기는 일이 잦았습니다. 글로벌 스킬로 정의해 둔 워크플로우도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프롬프트를 더 구체적으로 바꾸거나, 지시사항을 다듬으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 달 넘게 시도해봐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 시점에서 AI 도구를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Claude Code를 선택한 이유

선택지 자체는 고민할 게 많지 않았습니다. 현재 개발 관련 AI 코딩 도구 중에서 효과가 가장 좋다고 판단되는 게 Claude Code였고, 마침 회사에서도 쓰고 있어서 어느 정도 익숙한 상태였습니다. 완전히 낯선 도구를 새로 익히는 비용을 감당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새로운 지시사항 체계를 어떻게 구성할지, 기존에 GEMINI.md에 담아두었던 내용을 어떻게 이전할지를 고민하면 됐지, 도구 자체를 배우는 데 시간을 쓸 필요는 없었습니다.

가장 달라진 것: 지시사항을 따른다

바꾸고 나서 가장 크게 체감한 차이는 단순합니다. 지시사항을 따릅니다. CLAUDE.md에 작성해 둔 규칙을 무시하지 않고, 스타일 가이드를 지키고, 이미 정해둔 컴포넌트 사용 방식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Gemini를 쓸 때는 코드 리뷰 때마다 같은 지적을 반복하는 일이 잦았는데, 그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고 가끔 규칙을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서브에이전트: 메인은 관리, 작업은 위임

Claude Code로 넘어오면서 서브에이전트라는 개념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Gemini를 쓸 때는 하나의 대화 흐름 안에서 모든 작업을 처리했는데, 작업이 길어질수록 이전에 나눴던 내용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문맥이 끊기면 맥락을 다시 설명해야 했고, 그게 귀찮은 일이었습니다.

서브에이전트 구조는 간단합니다. 메인 에이전트는 작업을 쪼개고 지시만 합니다. 실제 코드를 건드리거나 파일을 분석하는 일은 서브에이전트에 맡깁니다. 덕분에 메인 에이전트의 문맥이 가벼워지고, 이전 내용을 잃어버리는 빈도가 줄었습니다.

독립적인 작업 여러 개를 병렬로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심리테스트 데이터 파일을 여러 개 동시에 만들어야 할 때, 서브에이전트를 여러 개 띄워서 동시에 작업을 나눠 맡기면 됩니다. 이전에는 하나씩 순서대로 처리했는데, 지금은 그 시간이 많이 줄었습니다.

훅으로 슬랙 알림 연동했다

Claude Code로 옮기면서 훅(Hook) 기능도 활용하게 됐습니다. 훅은 Claude Code가 특정 시점에 자동으로 실행해주는 스크립트 같은 겁니다. 작업이 끝났을 때, 또는 입력 대기 상태가 됐을 때 지정해둔 동작이 자동으로 실행됩니다. 저는 이걸 슬랙 알림에 연결해서 씁니다. 작업이 끝나거나 제 입력이 필요해지면 슬랙으로 알림이 옵니다.

작업 효율이 실제로 올라갔습니다. 이전에는 작업을 시킨 다음 끝났는지 직접 확인하러 와야 했습니다. 얼마나 걸릴지 가늠이 안 되다 보니 중간중간 자꾸 들여다보게 됐고, 그게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슬랙 알림이 오기 전까지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것 같아도 체감 차이가 꽤 납니다.

바꾸는 김에 문서도 고도화했다

AI 도구를 바꾸면서 기존에 GEMINI.md에 담아두었던 내용을 새로운 체계로 이전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어차피 손대야 하는 김에 문서 전반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돌아보니 중복된 내용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오래되어 실제 코드와 맞지 않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한 문서에 너무 많은 내용이 섞여 있어서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 역할별 분리: 하나의 긴 파일 대신, 워크플로우별·주제별로 파일을 나눴습니다. 새 심리테스트 추가, 미니게임 추가, 문서 업데이트처럼 상황마다 참고해야 할 파일이 명확하게 달라졌습니다.
  • 중복 제거: 여러 문서에 똑같이 써두었던 내용을 한 곳으로 모으고 나머지는 참조하는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나중에 수정이 생겨도 한 군데만 고치면 됩니다.
  • 상황별 가이드 추가: 어떤 작업을 할 때 어느 문서를 보면 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표로 정리했습니다. 에이전트가 매번 처음부터 탐색할 필요 없이 바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습니다. 문서를 정리하는 게 코드를 짜는 것보다 덜 중요해 보일 수 있지만, AI 에이전트를 쓰는 방식에서 문서 품질은 결과 품질과 직결됩니다. 에이전트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달라고 알려주는 것이 문서이기 때문입니다.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많이 올라갔다고 느낍니다.

아쉬운 점은 딱 하나: 비용

좋은 점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Pro 플랜은 쿼터가 너무 빨리 소진됩니다. 조금 집중해서 작업하다 보면 금세 한도에 도달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Max 플랜을 쓰고 있는데, 비용이 상당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수준에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입니다.

Q-Fit이 지금 수준으로는 Max 플랜 비용을 커버하지 못합니다. 수익이 비용을 따라가기 전까지는 그냥 투자라고 생각하고 씁니다. 좋은 도구를 쓰는 데 드는 비용이라고 납득하고 있지만, 솔직히 빨리 회수됐으면 좋겠습니다.

도구를 바꾸고 나서 작업 흐름이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지시사항 준수, 서브에이전트로 인한 문맥 관리 개선, 슬랙 알림으로 생긴 여유. 이 세 가지가 실질적인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비용 문제는 아직 남아 있지만, 그게 해결될 만큼 Q-Fit이 성장하는 게 다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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